2025.11.18(화) ~ 2026.1.8(목)
「上野アーティストプロジェクト」(Ueno Artist Project) 제9탄으로 개최하는 본 전시회에서는 천 등의 직물에 바늘과 실로 수를 놓는 기법을 통해 제작된 다채로운 조형과 표현에 주목합니다. 손에 든 바늘을 움직여 천의 앞뒷면을 오가는 행위를 반복하는 ‘자수’는 제작자에게 있어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며 평안과 자아의 해방, 때로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기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한편, 직물의 수선 및 장식, 신앙 등을 위해 다양한 시대와 다채로운 장소에서 그 지역의 풍토에 뿌리내리며 탄생해 온 이러한 손기술은 시간과 공간으로 분리된 타인의 생활에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로도 작용합니다.
근세 이래 자수 장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표현을 추구한 히라노 도시타로(1904~1994). 서양 자수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양모실을 이용한 역동적인 감각의 회화풍 자수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 수예보급협회의 회장직도 역임한 오노에 마사노(1921~2002). 그림이나 영상을 통해 보고 기억한 풍경과 사물을 자유로운 스티치를 활용하여 그림 속에서 재구성하는 오카다 미카(1969~). 완성을 목표로 두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시간이나 감각을 확인하는 것처럼 매일 자수를 놓고 있는 후세기 요헤이(1985~). 벵골 지방 여성들이 낡은 천을 재활용하거나 기도하는 마음에서 탄생하여 계승되어 온 자수 기법 칸타에 공감한 모치즈키 마리(1926~2023).
본 전시회에서는 이처럼 1920년대 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국내 자수 작가 5인방의 활동에 초점을 맞춥니다. 저마다 손을 움직여 천 위에서 자아낸 ‘형태’와 마주하면서 바늘과 실이라는 심플한 도구와 함께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이 같은 행위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.
* 「上野アーティストプロジェクト」(Ueno Artist Project)는 ‘공모전의 고향’이라 불렸던 도쿄도 미술관의 역사를 계승하고 미래를 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공모전과 관련된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전시회 시리즈로서 2017년부터 매년 다른 테마를 정해 개최하고 있습니다.